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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슬럼프 극복방법은, 자신만이 알고 있다.

골드비 2024. 6. 4.

 

 

 

프리랜서로 일하다 보니 가끔씩은 슬럼프가 온다.

 

사실 슬럼프라고 말하기에는 뭘 치열하게 했다고 말하기는 부끄러운 수준인데
그래도 아무튼 온다.

 

내가 느낀 부정적인 감정은 자기혐오에 가장 가까웠다.

 

그러니까 나는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을 나오고 , 원하는 시험에는 불합격했지만
어찌저찌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밥은 먹고 사는 삶을 살다가
그것도 싫다고 뛰쳐나온 상태이다.

 

그리고 2-3년간 온라인으로 여러가지 일을 했다.

나 자신을 컨텐츠 크리에이터이자 마켓터라고 생각하고

 

상품판매부터 광고대행, 블로그,웹사이트, 유튜브 등 
여러가지 파이프 라인을 만들어왔다.

 

남의 글을 써주기 싫은데 돈 때문에 구질구질하지만 남의 글을 써줘야 한다거나
상품판매에는 관심이 없는데 바로 돈이 되니까 생계를 위해서
꾸역꾸역 상품판매를 한다거나 하는건 귀찮고 짜증나지만 어쨌든 참을 수 있었다.

 

 

문제는 이 크리에이터 일 자체가 하기 싫을 때였다.

 

 

내가 일을 하다 꼭 막히는 지점이 있는데
그곳이 대부분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때였다.
나는 내가 가진 거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왔는데 ,
막상 이 일이 하기 싫어질 때는 답이 없었다.

 

 

이럴때 심하게 자기혐오를 많이 느꼈다.

 

아마도 내가 예전부터 우울증과 자기혐오가 있었고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감정이 올라오는 것 일게다.

 

이 일은 분명히 나에게 잘 맞았다.

 

내가 글을 쓰고 마케팅을 하고 유튜브 컨텐츠를 만드는 일을 다른 누구보다 잘 한다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아마도 나보다 글을 잘 쓰고 영상을 잘 만들고 마케팅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세상에 넘쳐날 것이다. 


내가 잘 맞는다고 생각한 이유는
내가 가진 것 중에 그나마 낫다는 사실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몸 쓰는 일보다, 공부하는 것보다,  장사보다, 조직생활보다 나에게 적합하다고 많이 느꼈다.

 

 

아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면
나중에는 꽤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돈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돈은 고통스러운 삶에 꽤 많은 자유를 준다.

 

 

그러니까 나는  삶이 고통과 쾌락이 반동하는 결국 고통이라는 가정하에
나에게 가장 고통이 덜한 일을 택한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선택한 그 일이 고통스러울 때는
나는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담배만 피워댔다.

내 주변의 모든 일들이 죽음보다 못한 선택으로 느껴졌다.

 

마우스가 움직이지 않는다.
그냥 하면 되는데 그게 되지 않는다.
방법은 없다.
그저 이런 감정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리면서 숨을 겨우 쉬며 버틴다.

 

 

나도 안다. 나만 나 자신을 이겨내는 게 힘든 것이 아님을...
세상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그냥 다 해내면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자신을 이겨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면 나이키는 이걸 광고로 삼았고
이 광고는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광고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Just do it

 

 

 대부분 사람에게 혼자 무엇을 하라는 것은 혼란 그 자체이다.

창의성과 의지는 메마른 우물과도 같다.
게다가 보상은 불확실하며 저 멀리 있고 고통은 매우 가깝다.


특히 한국같은 획일성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살다가 처음 창의적인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하드코어(hardcore) 또는 헬(hell)난이도인 온라인 게임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

 

 

한번은 휴직을 하고 너무 하고 싶었던 소설을 써봤다. 반년정도였을 게다.

내 세상을 만드는 일이라니 얼마나 재밌을까 하고 시작했던 일인데
세상에 그런 고통이 없었다.
하루 한편 씩 모 사이트에 연재를 시작했는데 20편쯤 쓰니까 더 쓸 내용이 고갈되어서
매일매일 머리를 쥐어짜내기 시작했는데 엄청난 고통이었다.

결국 고통을 버티고 버티다 80회까지 쓰고 연재를 중단 하고 복직을 했다.

결과는 물론 망했다.

 

같은 고통을 느낀다. 이제 도망칠 직장도 없다 .

포기하면 새로 시험을 봐서 회사를 들어가야 하는데 시험을 보고 싶지도 않고 준비할 에너지도 없다.

 

 

그럼 그냥 몸 쓰는 일을 하고 대충 살다 저세상 가면 되는데

그럴 거면 그냥 지금 가자 이런 생각이 자주 든다.

 

숨이 막힐때 이렇게 아무렇게나 글을 쓴다.

 

웃기는 사실은 

이렇게 아무렇게나 쓰는 글들이 가끔 숨을 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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