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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장점과 단점(8년간 근무 후 퇴사)

골드비 2022. 8. 8.

안정성이 가장 큰 매력이다.

 

 

공무원을 퇴사하고 벌써 1년이 지났다. 

프리랜서로 1년간 생활하다 보니 공무원으로 있을 때가 좋은 점도 보이고 예전 생활이 그리울 때도 있었다.

 

특히 생계가 불안정하다고 느끼거나 앞이 잘 보이지 않을때 그렇다.

부업으로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기니 이건 자유롭게 살기 위해 나온 건데 자유롭지 않다고 느낄 때도 많았다.

 

그래서 공무원으로 있을때 느꼈던 장점과 단점들을 비교해 보았다.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관점이니 생각이 다른 사람은 참고만 해주면 좋겠다. 

 

장점.

 

1. 안정성

 

누가 뭐래도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내가 30대후반이 다 되어서 밖에 나와보니

 

직장은 전쟁터 밖은 지옥이라는

 

미생의 대사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쉽게 돈을 버는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돈을 벌어도 계속 쉬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고 이렇게 돈을 버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까 하는 불안감에 빠지게 되는데

 

반면 공무원의 장점은 진짜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무슨 짓을 해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온다는 것이었다. 

 

이게 안에 있을때는 박봉에 시달리니까 피부에 크게 와닿지는 않았는데 밖에 나와 보니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월급이 나온다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였다 

 

좀 힘든날은 쉬면서 일해도 되고 컨디션이 정말 안 좋은 날은 조퇴한 적도 있었고 그래도 아무 일 없이 돈을 받았다. 

 

이 간단한 것이 정말 퇴사하고 나서는 크게 다가왔다.  

 

 

 

2.워라벨

참고로 내가 일한 직종은 공무원 중에 워라벨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즉 업무량이 꽤 많았다는 얘기인데

 

나 같은 경우 매년 어떤 과에 가느냐에 따라 크게 달랐지만

평균 주 2-3일 정도는 9시 10시까지 야근을 했었고 주말에 토, 일요일 중 하루 정도는 나와서 일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5일 근무를 기본적으로 했고

 

일 년에 20일가량의 연차를 낼 수 있고 공휴일은 전부 쉬고도 월급을 받는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특히 며칠 정도의 여행이나 쉬고 싶은 날 쉬는 건 특별히 바쁜 시기가 아닌 이상 무리 없이 가능했다는 점이 지금 생각하면 정말 좋았던 시기.. 지금은 어디 여행 한번 가려면 정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고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지금이 돈은 더 벌고는 있지만

 

배달일은 일을 하지 않으면 수익이 그날 전혀 없는 데다가

본업인 온라인 판매는 정말 수익이 들쑥날쑥해서 심적으로 불안해서 쉴 수 없는 날이 더 많다.

 

물론 판매가 자리를 잡아서 월 500만 원 이상씩 통장에 꽂힌다면 얘기가 다르긴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월급이 나온다는 점은 정말 큰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공무원 업무가 가만히 앉아 있을 만큼 만만하지는 않은 게 현실이지만 말이다. 

 

3. 사회적 지위 

사회적인 시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내가 공무원인걸 부모님도 꽤 좋아하셨고 주위에서도 인정해줬던 걸 생각해보면 그러하다.

 

사실 조금 과장된 면이 있다고 보기는 하는데 과거 공무원의 파워가 강했고

 

현재 공무원에 오래 있는 분들을 보며 대개 공무원이 좋았던 시절을 생각하니 꽤나 좋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사실 내부에서의 시선은 좀 다르지만 외부의 시선이 좋은 것은 분명하다. 

 

이건 밖에 나와보니 분명해졌는데 무슨일 하냐고 물었을 때 온라인 판매를 한다거나 배달일을 한다고 했을때 주변의 반응이 참..ㅋㅋ

 

단점 

 

1. 폐쇄적 조직문화.

 

잦은 회식과 체육대회(놀랍게도 아직까지 체육대회 따위가 있다)

관리자와의 식사자리가 잦았었는데 코로나로 많이 줄어들었지만 짜증 났었다.

회식을 해 본 사람들은 다 공감하겠지만 대부분의 윗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혀 즐거운 자리가 아니다.

요즘이 고기 못 먹는 시기도 아니고 뭐 맛있는 거 먹겠다고 회식에 가겠다는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그저 업무의 연장..

물론 회식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긴 한데 요즘 MZ세대라면 아마 극소수를 제외하면 회식과 조직문화를 극도로 혐오할 것이다.

 

조직문화도 답답했는데 공무원 조직은 상명하복이 꽤나 철저한 조직으로 윗사람 말이 진리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문제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면 실무자의 의견이 많이 반명 되어야 하는데

 

문제점 발생-> 현실성 떨어지는 상사의 지시-> 해결은 안 되고 내가 손이 더 가는 더 짜증 나는 문제 발생->더 이상 문제제기하지 않음->문제점은 계속 방치-> 민원 및 문제점 다시 발생의 패턴이 반복된다. 

(이게 궁금하면 사기업 사이트와 공공사이트를 비교해보면 얼마나 공직의 업무방식이 비효율적인지 알 수 있다. )

공무원들이 다 멍청한 것은 결코 아니다.

조금씩 변하고 있기도 하고. 하지만 그 움직임이 더딘 것은 분명하다. 

 

2. 인간관계

위에 폐쇄적 조직문화가 연결되어 내가 정말 싫은 부분 중 하나였는데

 

싫어하는 직원이 있어도 티를 내거나 같이 있지 않을 방법이 없었다. 

 

내가 특별히 눈에 띄는 행동을 하거나 싫은 티를 내는 타입이 아니고 참는 스타일이어서 

업무를 전혀 하지 않거나 나이만 많고 남 험담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직원이 있었는데 매일 보는 게 정말 곤욕이었다. 

그럼에도 계속 이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부딪쳐야만 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들이받는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끝이 대부분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많이들 공감하겠지만 공직에서는 아얘 눈밖에 나버리거나 참는수밖에 없다. 

 

 

3. 박봉

월급이 정말 적다. 특히 9급 공무원일 때는 정말 적은데

여기서 이것저것 떼면 정말 실수령액은 더 적어진다.

물론 수당을 더하면 먹고 살 정도는 나오는데 딱 정말 먹고 살 정도이다. 

내가 지금 부업으로도 이 정도 월급은 버니까.. 물론 본업에 부업에 시간은 더 부족해지긴 했지만..

인터넷에 쳐보면 공무원 수당 표가 나오겠지만 

게다가 최근 수당을 부정 수급하는 것을 막으려는 제재가 심해서 

내가 입사했을 초기만 해도 수당을 그냥 먹는 일이 성행했었더랬는데

점차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출장을 가지 않는데 출장을 올리고 20만 원 정도씩 받았었고 보통 신규직원들은 업무가 서투르니 야근을 실제로 했고 반장님들은 초과근무를 하지 않음에도 컴퓨터 비밀번호를 부하직원들이 알고 같이 초과근무를 찍어줬었다.

이걸 퇴사하고 밖에 나온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이긴 한데 그 당시에는 그런 관행이 흔했다. 

 

그런데 이런저런 수당을 받아도 월급이 적다.

내 기억에 조금씩 오르긴 했지만 본봉이 160-180 정도 나왔고

수당이야말로 그때그때 달랐지만 야근을 주 2회 정도 하고 주말에 한번 나와서 4시간 찍는걸 기본으로 했을 때 40-60만 원 정도였다. 

그러니까 월급이 200만 원에서 240만 원 정도 받아갔는데 여기에 기여금 및 각종 떼어가는 돈을 제하면 220 정도 받았다. 

 

물론 호봉이 갈수록 늘어나고 정근수당 명절수당 성과급 등이 늘어나면서 10년 차 정도 되면 먹고사는 수준이 되긴 하는데 

 

난 그전에 그만둬서... 여하튼 봉급만 보면 꽤나 오래 박봉에 시달려야 하는 일이다. 

 

4. 불합리한 업무분장.

이건 케바케이긴 한데 아무래도 급수가 낮을수록, 입사 연수가 적은 신규일수록 좋지 않은 업무를 받을 확률이 높다. 

이건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이긴 한데 공직이 좀 더 심하다고 보면 된다.

특히 민원업무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신규직원에게 가장 힘든 업무가 민원업무일 수밖에 없다.

일을 그만큼 모르기 때문인데, 그에 비해 업무 매뉴얼이나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는 경우가 드물어 초반 2-3년 내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내가 연차가 쌓였을 때 신규직원들을 바라보니 그런 현실에 힘들고 열받을게 보이는데 한편으로 나도 나태해지고 막상 내 업무도 많으니 도와주기가 힘들더라..관리자가 되기전까지는 계속 이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보면 된다. 

 

 

이상 공무원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느낀점을 적어보았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정말 사명감을 갖고 공직에 임하는 사람도 분명히 봤었기 때문에 

 

무조건 공무원이 좋지 않다고 보긴 힘들다.

 

다만 나의 경우 이런저런 일을 해서 공무원 정도 월급을 번다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많이 느꼈다. 

 

공부한 시간이 아깝긴 했지만 어쩔 수 없지. 그 또한 나의 선택이니 감내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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