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포 남양주 공무원 자살 원인과 대책( 퇴사자입장에서 )

골드비 2024. 3. 25.


요즘 계속 해서 입사한지 5년 미만의  공무원들의 자살소식이 들리고 있다.

공직을 먼저 겪어본 사람으로서 그리고 퇴사자로서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민원 시달리고 온라인에 신상 공개된 공무원 숨진 채 발견

도로 보수 관련 민원에 시달리다 온라인 카페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된 30대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 5일 오후 3시40분께 인천 서구 도로에 주차된

www.hani.co.kr

 

 

 

"업무 힘들다"…3개월 차 남양주시청 공무원 숨진 채 발견

경기 하남경찰서는 오늘 오전 8시쯤 하남시 망월동 미사경기장 인근에서 30대 A 씨가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A 씨 가족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A 씨가 연락이 닿지

news.sbs.co.kr

 


나는 8년정도 다니고 퇴사를 했었다. 
업무에는 익숙해진 다음에 퇴사한 셈인데, 
나도 초반 2-3년간은 악성민원과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에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퇴사한 이유가 나는 있기는 했었지만 업무량과 민원이 불합리하다고 느끼긴 했었다. 

 

 

40대 공무원 퇴사이유

1. 퇴사 갑작스럽게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직 40은 아니지만 내년에 40이므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시기를 저울질하다가 결정적으로는 내가 평

goldbee8.tistory.com

 

 

그나마 나는 다른 사회생활을  해본 상태에서 ,
나이도 이미 서른이 넘어 들어갔기 때문에 
(그리고 덩치가 크고 인상이 사납다는 것도 사람들이 함부로 못하게 영향을 줬다고 느꼈다.)

막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이십대 어린 친구들보다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그래도 꽤 힘들었었는데 극단적인 선택을 하신 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도 되고 안타깝고 화도 난다. 
지금의 공직은 확실히 문제가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원인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물론 쉽게 개선될까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인수인계 문제

 

정말 개선되어야 하는데 개선되지 않는 부분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했고 머리 좋고 성실해도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간단한 업무도 있다.
이런 경험적인 것들이 충분히 인수인계가 되어야 하는데 사실상 전혀 인수인계가 안되는 수준이다. 

 보통 정해진건 없지만 인수인계를 전임자가 잠깐 와서 서류를 넘겨주고 도장찍고 끝내는 수준이다. 

그나마 친절한 전임자를 만나면 자세히 설명해 주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부서이동이 있고 나면 전임자 본인도 인수인계를 받아야 하고 정신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러기가 힘들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그날부터 바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업무분장이 좋지 않다

 

간단히 혼자 메뉴얼을 보고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있는 반면에 
5년정도는 관련부서를 차례로 돌아봐야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일이 있다 . 


이런 일의 경중에 맞게 노련한 6,7급들에게 중한 업무가, 그리고 가벼운 업무는 8,9급에게 가야하는데
이게 이렇게 하라는 명확한 규정도 없고 잘 지켜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업무상 다루는 돈이 큰 일이나 민원이 심할 수있는 업무도 신규에게 가곤 하는게 현실이다 
이럴때 중압감을 버티기 힘들다. 자칫 사소한 실수로 몇백, 몇 천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업무의 흐름을 모르니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악성민원이 많은 업무를 신규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흔하다. 

 

 

지나친 관료제  수직구조

 

불합리한 인수인계나 업무분장에 대해서는 하급자도 본인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하는데
그런 통로가 솔직히 거의 없다. 
팀장, 과장님에게 얘기하는게 전부인데 말이 통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을 만나면 그나마 괜찮은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답이 없다.
(그래서 요즘은 업무폭탄이 나에게 돌아오면 휴직까지 들먹이며 안받고 버티는 사람도 많다.
사실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으니 휴직카드를 내미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막 들어온 신규가 일 못하겠다고 휴직카드를 쓴다는 건 웬만해서는 쉽지 않다. 

 

 

악성민원 대책 미흡

 

가장 심각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악성민원에 대한 보호가 없다. 

그리고 위의 지나친 관료제부분과 합쳐져서 윗사람들은 
하급자들 보호보다는 무사안일(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태도가 굉장히 강해서 
경찰을 부른다던가 언론에 제보된다던가 하는 일들을 극도로 무서워한다. 

 

그래서 하급자는 그냥 참는 것 말고 할 수 있는게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악성민원에 대한 메뉴얼 같은게 있긴한데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실제 도움되는 것은 거의 없다. 

 

내가 겪은 일은, 내가 민원상담하고 강제처분했던 민원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는데 
이 일이 언론에 터져서 언론에서는 관공서의 지나친 압박으로 인한 일로 몰아간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강제처분도 내가 하고싶어 한게 아니고 액셀로 리스트가 내려와서 
기계적으로 한 것이었고 민원상담시 압박을 드린적도 없었다)

 

이때 경찰도 여러번 찾아오고 상부기관으로부터 언론에 터지니까 내 업무가 정확한 것이었는지 실수는 없었는지
매일 시달려야 했는데 아무도 민원인이 자살한 충격을 받은 내 안위는 신경써주지 않았다.

이때  솔직히 공직에 회의감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나한테 업무처리 똑바로 했는지 전화하던 윗사람 중 딱 한 명만 내가 받았을 충격에 대해 걱정해줬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다. 

 

악성민원에 대한 대처방안을 보면 그냥 참는경우가 50%에 달한다. 

 

조사 결과에서 폭언·협박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참아서 해결한다’는 응답이 46%에 달하고,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질병이 발현되는 경우에도 10명 중 6명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답변하는 등 감정노동으로 인한 피해를 해소하지 못하고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수였음.

 

 

 

악성 민원 대응 관련 동향 > 나라살림view | 모두의 나라살림

1. 현황□ 감정노동 상태 심각, 대응책 시급○ 응답자 84%가 악성민원 경험- 최근 인사혁신처에서 실시한 공무원 감정노동 실태조사(1만여명 참여)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들의 감정노동 수준이 '

firiall.net

 

 

공무원 자살 대책 

 

인수인계와 업무분장

 

당연한 애기지만 인수인계와 업무분장을 법이나 지침, 메뉴얼을 두라는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메뉴얼은 당연히 둬야하고 )
제대로 인수인계 되고 업무분장이 합리적으로 나뉘는 관행이 만들어져야 한다. 

 

인수인계 시간을 늘려주고 불합리한 업무분장에 대한 명확한 책임을 팀,과장급에서 책임져야 한다. 

관리자라고 대우받고 직원들이 굽실거리는데 관리자로서 책임지는 건 거의 없는 구조다. 

지나친 수직구조 상명하복 구조

 

이 또한 답이 없다. 아마 문제 중 가장 오래 걸리지 않을까 싶다.
법률이나 규정이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공직에 만연한 관습이자 문화이기 때문이다 . 

 

이건 어디부터 고쳐야할지 모르겠는데 기존의 많은 사람이 퇴사하고  많은 시간이 흘러야 바뀌지 않을까 싶다. 

 

굉장히 나쁜 한국의 악습이라고 생각하는데,

 

돈이 많거나 유명하거나 계급이 높다고 해서 그사람 인격을 반영하는게 아니다. 

그냥 돈이 많고 이름이 알려졌고 계급이 높을 뿐이다.

얼마든지 인성이 쓰레기일 수도 있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아무도 어려워해서 말을 못한다. 

 

공직에서는 계급이 곧  그 사람의 모든 판단 기준이 된다.

 

이런 인식 자체가 바뀌지 않는한 오랜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조금씩 사회가 바뀌고 있지만 단기간 바뀌길 바란다면 포기하고 퇴사가 빠를 것이다.

 

 

악성민원 

 

 

지금처럼 위에서 책상머리 굴려서 악성민원 메뉴얼이나 만들고
청단위에서 법률적 조언을 구하는 정도의 상담변호인을 1,2명 두는 것은 
그냥 말단 공무원에게  너가 참으라는 얘기와 크게 다를게 없다.
(그럴바에야 변호사를 내 돈주고 선임하거나 법률구조공단을 가겠다.)

 

피부에 전혀 와닿지 않는 대책이라는 얘기다. 

 

점차 모든 관공서에 청원경찰을 배치하고
악성민원에는 경찰에 신고 및 검찰에 고소 고발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마치며

 

 

솔직히 그만 둔 입장에서, 그리고 아직 퇴사 후 성공까지 가지도 못한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지만

공직에 자살을 할 정도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그정도 못견딜정도 스트레스면 그만두면 된다.
공무원 그만둔다고 인생에 큰 일 따위 벌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일을 잘못했다고 5년 미만 신규한테 견책정도야 줄 수있겠지만
중징계 따위 주면 주는 인간이 쓰레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상급자와 상담, 더 상위기관에 진정, 정 아니다 싶으면 질병을 이유로 휴직도 할 수있다.

더 못견디겠으면 퇴사를 하자. 
그때는 공직이 세상의 전부일 것 같지만 세상은 정말 넓다. 
나도 밖에 나왓지만 , 그리고 고생도 했지만 공직에 있을때보다 더 벌고 있고 더 마음이 편했다.
오히려 내가 힘들었던 문제는 공직에 있을때 부족했던 돈을 마이너스통장으로 쓴 걸  갚는게 문제가 되었을뿐이다.

퇴사한다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베짱있게 일하고 못견디겠으면 나왔으면 좋겠다. ㅠㅠ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공직이 인생의 전부는 결코 아니다. 내 인생이 더 소중함을 잊지 말자.

댓글